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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사설: 교육흥국(興國)에서 교육망국(亡國)으로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6: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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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사설: 교육흥국(興國)에서 교육망국(亡國)으로

조선일보 2004.08.19.

사립대 총·학장과 사립학교 이사장들이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 사학의 기본권을 훼손하는 행정간섭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사학 비리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학교 재단이 갖고 있던 인사권과 학교운영권을 대폭 교사와 교수들에게 넘기자는 게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핵심이다.

문제는 이 법안이 전국의 2000개 사립학교 재단 전체를 잠재적 비리집단으로 보는 데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교비 유용, 채용 비리, 족벌 경영 등으로 지탄받는 문제 사학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그런 비리는 현행법에 따라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 하지만 소수의 부패사학을 사학의 표본 모델로 보고 모든 사학재단의 인사권과 경영권을 빼앗는다면 앞으로 누가 사학을 세우겠다고 나서겠는가.

사립학교의 교사 임용을 ‘교사 추천, 학교장 임명’으로 바꾸게 하려면 공립학교 먼저 그렇게 실천하고 나서야 한다. 교사와 교수 단체도 이익집단이다.

그런 이익단체에 신규 교원을 임용할 사실상의 권리를 주게 되면 요즘 같아선 정치적 색깔이 같거나 그런 단체와 연줄이 있는 사람만 채용될지 모른다. 또 교사들에게 학교운영과 인사권을 넘긴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주인 없는 회사들이 갖가지 파벌로 갈가리 찢겨 있는 현상이 학교에서 그대로 되풀이될 것이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실시되는 교사평가제에 기를 쓰고 반대하는 전교조다. 그런 전교조가 장악한 교사회를 법제화해서 발언권을 더 크게 만들어, 철밥통 소리를 들어온 일부 무능 교사들을 어떻게 할 셈인지 궁금하다.

결국 사학법 개정을 추진하는 정부 여당의 눈에는 ‘비리집단 사학 경영자’와 ‘우리편 전교조’의 이분법만 있고,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진 학교에 자녀를 맡겨놓고 안절부절못하는 학부모의 모습은 비치지 않고 있다 할 수밖에 없다.

1960년 1인당 GNP가 79달러였던 것을 지금 1만달러까지 끌어올린 것은 교육의 힘이었다. 대한민국 부활의 원동력이라던 교육이 지금 교육망국(亡國)이라는 전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교육흥국(興國)의 표본사례로 거론되던 대한민국을 교육망국의 나라로 만들어가는 주체 세력은, 학생과 학부모는 보지 않고 학교를 이념투쟁의 ‘적과 동지’라는 이분법으로 가르고 있는 이 나라 집권세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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