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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토론과 논쟁: 외국교육기관 설립 특별법
작성자 : 최고관리자 등록일시 : 2008-05-09 15: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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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토론과 논쟁: 외국교육기관 설립 특별법?

한계레 2004.7.20. 정리 김소민 기자

한국 교육 현장은 보다 나은 ‘신분’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의 장으로 변질된지 오래다. 지난달 ‘경제자유구역 및 국제자유도시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특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이 전쟁터에 또 다른 변수가 던져졌다. 전교조와 교총, 학부모단체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내국인 입학을 허용해 교육주권을 버리고 교육 불평등이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반대로 국제적 인력을 키우고 우리 학교를 바꾸는 데 자극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반응도 나오고 있다. 대학생과 고3 학생의 어머니 김정명신(48) 함께하는 교육시민연대 대표와 세 자녀의 아버지인 권대봉(52) 고려대 교육대학원장이 6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나 이 길고 생소한 이름의 법을 각자의 시각에서 해부했다.

누가 알았겠나. 이 토론이 4시간 동안 계속될 것을. 이 긴 여정의 동반자는 오렌지주스 한캔과 물 한컵 뿐이었고, ‘엔진’은 무엇보다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고민이었다. 외국인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두 사람은 달랐다. 경제와 교육 논리가 얽혀있다 보니 논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제발 그만’이라고 속으로 외치도록 두 사람은 끈질겼다.

김정명신=공교육 살리려면 정부가 해야 할 시급한 조처들이 있죠. 공교육 강화와 재정확보, 교육민주화, 교원 승진제 개선 등입니다. 근본적 문제를 풀기 위한 계획 없이 특별법 만들어 공교육에 대한 불만을 그쪽으로 터준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정부가 세계무역기구 교육개방 양허안을 내면서 교육개방을 해도 초중등은 절대 손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발적 자유화 조처로 형식적인 공청회 2번하고 특별법 만들겠다는 겁니다. 약속을 뒤집은 것이지요.

권대봉=이 법의 목적은 투자유치이지 교육개방은 아닙니다. 자유무역지역 만든 이유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죠.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는 고용 창출, 선진 기술과 경영기법 소개 등이 되겠고요. 남북 분단 상태인데 외국기업이 투자를 하면 안보 측면이나 국제정치학적 위상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녀를 데리고 오면 공부할 학교가 필요하겠죠.

김=그것이 바로 문제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것이라고 법의 목적을 명시해 놓았으면서도 실제 내용은 내국인에 대한 조항 일색입니다. 외국학교법인의 돈벌이 길을 터주는 내용이에요. 투자자를 위한 거라면 현행 외국인학교로 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예요. 아니면 따로 법 만들지 않고도 외국인학교를 경제자유구역에 확충할 수 있고요. 그리고 저는 근본적으로 외국자본의 구실에 대한 생각이 달라요. 직접 투자보다는 철새 처럼 영리를 위해서 들어오는 금융자본, 투기자본 비율이 높죠.

권=물론 투기자본과 투자자본은 구분을 잘 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송도에 근무하면서 자녀를 서울에 있는 외국인학교에 보내기는 어렵죠. 외국인교육기관 들어오면 학부모, 학생, 교사들한테 긍정적인 영향도 미칠 수 있습니다.

김=교육운동단체들이 주장하는 특별법의 3대 독소조항이 있어요. 첫째는 학교장이 내국인 학생 입학 비율을 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거죠. 실제로 7월6일 국회에서 교육부가 한 업무보고 자료를 보면 100% 내국인만 아니도록 하겠다고 표현해 놓았더군요. 이건 한국 학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권대봉 “내국인 입학 허용 교육선택의 자유 커진다”


권=99%까지 내국인 학생을 뽑는 게 가능할까요. 그건 굉장히 허구적인 비약이라고 생각해요. 정부에서는 외국인 대 내국인의 비율을 60대 40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이런 학교가 전국 방방곡곡에 생기는 건 아니잖아요. 한국기업들 중국에 나가 있는데 거기에 한국인 학교 만들었어요. 일본에도 있고요. 중국에 있는 한국인 학교에 중국인 학생도 들어와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또 비영리 법인이 하는 걸 가지고 장사란 표현을 쓰는 건 실례죠.

김=둘째, 주당 국어, 국사 1시간씩만 해도 학력을 인정 해주자고 하는 건 한국인 정체성 교육의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문화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국제인력이 아니라 뿌리가 없는 인력으로밖에 키울 수 없습니다. 외국교육기관에 대해 학부모들이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학력인정을 해주니 대학을 가기 위한 우회로 또는 ‘쉬운 문’으로 활용되어 무분별한 선호로 이어질 수 있죠.

권=정체성 문제가 있다면 자녀를 안 보낼 수도 있겠죠. 또 요즘 고등학교에서는 국사 안배우고도 졸업합니다. 오히려 더 잘 배울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학부모들이 선택해야할 위험부담입니다. 대학가기 쉬운 문으로 악용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건 대학 책임과 자율에 맡겨야죠.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한 거 외국에서는 학력을 인정해 줍니다. 현재 한국 안에 있는 외국인학교 나온 아이들은 대학입학 자격을 받으려면 검정고시를 봐야 해요. 외국인학교에 대해 차별하고 있는 거죠. 학력인정을 독소조항이라고 하는 건 균형을 잃은 겁니다. 다른 나라에선 그 나라 역사 안 배워도 우리나라 고등학교 졸업 학력 인정해 주거든요.


김정명신 “교육개방해도 초중등은 손대지 않는다 했다”


김=국사도 안배우고 졸업하니 현행 교육과정이 문제가 큽니다. 그래도 일반학교에서는 한국말 쓰고 한국어를 가르칩니다. 수업시간에 한국 사례를 들잖아요. 외국 선생님이 한국역사나 문화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세 번째 우려조항은 결산상 잉여금을 해외 송금하도록 하는 것이죠. 비영리법인이라는 것은 말 장난에 불과합니다. 교육기관 해외 진출을 정책으로 택하는 호주도 ‘영리 추구’을 분명한 정책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상업적 목적의 외국교육기관이 국내에 이윤을 챙기려면 공격적으로 내국인 대상의 마케팅을 할 겁니다. 문제는 정부가 앞서서 그걸 보장해 주는 법을 만들려는 겁니다. 제주나 송도 등 경제자유화도시 뿐만 아니라 지역특화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경기도를 비롯해 27개 지역에서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싶어 합니다. 교육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발논리를 내세우죠.

권=결산상 잉여금을 해외송금 하도록 한 걸 독소조항이라고 말씀하시면 비약이죠. 교육서비스를 하는데 그에 대한 대가는 지불해야 합니다. 분교를 만들면 사람이 와서 가르칠 것이고 자기 학교의 노하우를 가져올 거예요. 연구개발 하려면 돈이 들어갈 겁니다. 한국에도 도움이 되어야겠지만 운영주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여기 와서 가르칠 이유가 없잖습니까.

김=그렇게 보기에는 정부가 지나치게 파격적인 대우를 하게 돼 있습니다. 최소한의 규제조차 없이 허용만 하기 때문에 교육의 질을 담보할 장치가 없습니다. 땅, 교사 등 다 빌려 쓸 수 있게 해놓고 초기 투자 부담도 없이 보험에 들면 그만입니다. 수지타산 안맞아 그 사람들 갑자기 짐 싸들고 가버리면 다니던 학생들이 피해를 봅니다. 이미 홍콩 등에서는 사기 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김/이윤챙기려 공격적 마케팅 할것‥정부가 앞장서서 그걸 보장?
권/중국에 있는 한국인 학교에 중국인 학생도 들어와서 공부


권=외국교육기관에 재정보조를 하는 건 저도 반대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열악한 시설이라면 학부모들이 거길 보내려고 줄을 설 거라는 걱정 할 필요도 없죠.

김=유학 보내 놓고 잘못된 정보 때문에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애를 데려올 수도 없어 속 태우는 부모들 많아요. 확신은 없는 상태에서 영어라도 하나 제대로 하면 세계화 시대에 밥벌이는 하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에서 보내는 거죠. 외국교육단체에도 그럴 수 있어요.

권=외국에 유학 보내놓고 부모들이 속만 태우는데 우리나라 안에 이런 학교 생긴다면 가서 볼 수도 있고 잘못 되면 데려올 수도 있잖아요.

김=외국교육기관 학비가 일년에 최소 2000만원될 걸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 학교에 가면 좋다더라 소문 돌면서 서로 거기 보내려다보면 교육비가 갑자기 올라갈 거예요. 국내 사립도 외국교육기관을 예로 들며 학비를 올려달라는 요구할 수 있고 이는 학부모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이미 교육개방을 단행한 나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권=4천만원 넘게 들여 외국 가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싸고 여기서 공부할 수 있으니 좋은 거 아닌가요 유학에 대해서는 학부모단체들이 반대 안하죠.

김=처음엔 반대 많이 했죠. 결국 막아내지를 못했죠. 국내 분교 등 외국교육기관은 일종의 ‘파이프 라인’ 구축, 즉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들와요. 실제로 전공 과정은 본국에 와서 수강하게 만드는 예가 외국에서 적지 않았습니다. 입학을 원하는 내국인들은 어학연수 등 유학의 사전 단계로 많이 생각할 것입니다.

권=유학 보내는 사람들은 한국에 선택의 자유가 없어서 그런 결정한 거 아닌가요. 교육도 공급의 주체가 다양해지면 수요의 입장에서 선택의 자유가 커지죠. 또 공급자들이 질 경쟁을 하게 돼 학생과 학부모에겐 이익이 됩니다. 지금은 국제화 교육을 받으려면 유학 보내는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어릴 때 유학을 보내면 아이가 외국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죠. 아이들이 여기서 국제교육을 받으면 한국인이면서 국제인으로 자랄 수 있어요.


김/학비가 일년에 최소 이천만원‥국내 사립도 올려달라 요구할 것
권/사천만원 넘게 들여 외국 가서 공부하는 것보다 싼거 아닌가요?


김=외국교육기관 들어와서 선택 폭이 넓어진다는 건 비약이에요. 이미 고등학교 총수 대비 선택형 학교 비율은 44.1%입니다. 선택자유 확대도 도입 이유로는 타당하지 않죠. 그리고 학부모가 그런 학교 선택할 수 있으려면 경제적인 능력이 확보되어야 하잖아요. 학부모들은 교육을 입신양명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 좋은 대학에 보내나에 생각이 멈춰 있어요. 결국 경제적 불평등이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게 걱정인 겁니다.

권=경제적 불평등이 대물림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이 바뀌어야죠. 또 외국에서 교육 받는다고 한국에서의 입신양명을 보장 받습니까 마찬가지로 외국교육기관을 선택하는 것도 위험 부담이 있는 거죠. 외국 유학 보내는 건 괜찮은데 한국 안에서 국제화된 교육 받는 건 안 된다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최근에 한 종교 계통 학교에 다니던 학생이 예배의식을 거부하며 버티며 1인시위를 벌이다 제적됐죠. 학교 선택권이 보장 안 되고 학생이 배치당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한국 안 교육 혁신이 먼저 일어 나야 하는 덴 동감입니다. 하지만 이거 다 이뤄진 다음에 특별법 만들 수 없잖아요. 특별법 만든다고 우리 교육기관에 나쁜 영향 미치는 건 아니고요.


김정명신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거라면 현행 외국인학교로 충분해”


김=물론 종교에 따른 학교 선택권은 줘야죠. 기본적인 인권이니까요. 하지만 외국교육기관이 들어오면 학교가 서열화 될 수 있죠.

권=평준화지역에서 일반학교는 서열화 된 게 없잖아요. 그리고 외국교육기관과 고교 서열화는 별개 문제입니다.

김=외국교육기관, 자립형사립고, 특목고, 일반학교 식으로 학비가 다르다 보면 서열화가 경제적 부에 따라 이뤄질 수 있죠. 또 우리 현실에서 취지와는 달리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등도 사실은 ‘유명대’를 가기 위한 곳으로 인식이 되고 있어요. 특목고를 가도 서울대 가는 데 불리하지 않다고 하니까 서울 강남지역에 열풍이 불었고 이 학교 입시 준비하는 연령이 낮아졌습니다. 요즘 민족사관학교도 들어가려면 요즘엔 굉장한 사교육비가 들어요.


김 대표는 내국인 입학과 결산잉여금 송출 허용, 국사·국어 주당 한시간 가르쳐 학력 인정하는 점을 ‘3대 독소조항’으로 들었다. 경쟁 과열, 정체성 혼란 등의 문제점이 딸려 나왔다. 권 교수는 선택권과 학교 자율의 폭 확대, 질 경쟁을 강조하며 옹호 논리를 폈다. 큰 돈 들여 유학 보내지 않을 수 있다는 이점도 제시했다.


권=학교는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업교육의 폭도 넓혀야 하구요. 국민들이 왜 외국교육기관을 선호하는지 파악해서 한국학교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합니다.

김=한국에 들어오는 외국학교 선호 이유는 어학이 가장 클 겁니다. 그런 논리라면 한국의 공교육 기관은 모두 영어 중심, 유학 준비 단계로 설정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와 버립니다 시장 논리에 따른 선택권은 옳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학도 서열화 되서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권=수능시험으로 전국의 아이들을 한 줄로 세웠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점수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기 때문에 직업적 적성과 관련 없이 대학을 갑니다. 이게 청년 실업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소수건 다수건 선택권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돈을 많이 내고라도 특성화된 공교육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선택권은 보장받지 말아야 할까요

김=소수의 선택권을 위해 다수의 교육권이 희생된다면 규제는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먼저 우리나라 학교의 질을 높여서 돈 없어도 마음 놓고 아이를 보낼 학교를 만들어야 하죠.

권=선택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옛날엔 국산 화장품만 있었는데 지금은 외국 화장품이 들어오죠. 그렇다고 국산 화장품 회사가 망한 건 아닙니다. 질 경쟁해서 수출까지 하잖아요.

김=교육을 상품이랑 똑같이 볼 수는 없습니다.

권=외국교육기관 들어오는 데 긍정적인 면도 짚어봐야죠. 교육기관끼리 질 경쟁을 하고 덕은 학생이 보게 됩니다. 교육기관이 생동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자율을 줘야 합니다. 외국기관에 대폭적 자유를 주고 한국 교육기관에 자유를 묶어 놓으면 경쟁이 안 될 것 아닙니까. 국내교육기관의 자율권도 향상될 거라는 거죠. 지금 공교육을 불신하고 있고 공교육의 내실화가 되어야 한다는 덴 다 동의합니다. 외국교육기관이 설립되면 파급 효과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겁니다. 이걸 보고 노력하는 학교도 나올 수 있는 겁니다. 요약하자면 교육적 차원에서 첫째 선택의 자유와, 둘째 자율권 확대, 셋째 질의 경쟁 등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교육은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 공공재입니다. 교육의 기회를 공평하게 누려야 해요. 그렇지 않아도 ‘20대 80 사회’다 해서 경제적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게 교육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도 하는 건 잘못입니다.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개혁이 동반되지 않으면 학교 선택권이나 자율성도 시장을 통한 교육 불평등을 강화하게 됩니다. 이에 외국교육기관 특별법이 큰 역할을 할 것 같아요.

권=교육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학교 수업부터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교육 선진국에선 본 수업을 수준별로 하는데 그래야 학교가 살아 숨쉽니다. 우리는 자기수준에 맞는 공부를 하는 학생이 극소수가 되니까 본 수업이 황폐해 집니다. 학교 공부가 부실해지니 결국 사교육을 못 받는 아이들이 피해를 보게 되죠. 평등을 가장한 불평등인 겁니다. 또 직업적 적성을 발견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을 시간이 없죠. 선진 교육 시스템이 들어오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교육은 공공재인데‥교육불평등 강화하게 됩니다
권/우리만 당하는게 개방이 아니고 우리도 나갈수 있는게 개방


김=수준별 이동학습은 학급당 학생수가 15명으로 줄어야 가능할 것 같아요. 또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판단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져야 합니다.

권=거창고교 등 몇몇 고등학교에서는 수준별 이동학습을 합니다. 교사들이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야죠. 수준별 교육을 하기 위해서 학급당 학생수가 반드시 15명일 필요는 없죠. 사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김=공교육 경쟁력이 떨어진 건 사교육, 학벌문화 등에 이유가 있어요. 외국교육기관 들여오기 전에 이걸 먼저 바꾸려고 노력해야죠. 성심여고도 수준별 이동학습이 잘 되는 학교로 알려져있지 있습니다. 학교 전체가 전폭적으로 지원을 하고 하급반엔 유능한 선생님을 배치합니다. 교장과 선생님들의 합의와 굉장한 노력이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성심에선 매번 시험을 봐서 희망하는 등급을 아이가 선택할 수가 있게 하죠. 하지만 일반적인 인문계 학교의 경우 재단이나 교육청의 지원, 교장의 의지가 거의 없는데 두부모처럼 잘라서 하라고 하면 잘 될까요. 또 학부모들이 수준별 수업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우열반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아이가 섞여 협동수업을 하면 학업성취가 고르게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권=성심여고에서 하면 다른 학교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학부모 단체건 교사 단체건 잘 하는 학교 사례를 다른 학교에 전파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렴한 수업료에 질 좋은 학교들 많이 생기면 외국교육기관 생긴다고 거기 가려고 기 쓰지도 않을 거고요. 교육의 수요자들이 외국기관보다 내국 학교를 찾아오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외국기관 막는 데 쓰는 정열을 우리학교 살리는 데 썼으면 좋겠습니다. 또 전체 국익차원에서도 좀 더 고려를 해야죠. 사실 국민소득 2만 달러로 가려면 외국인 투자는 불가피 하잖아요. 경제자유구역 안에 외국교육기관이 설립 안되면 투자가 안 되고 우리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될 겁니다.


“뒷 다리가 쏙~ 앞 다리가 쏙~” 토론의 열기가 더해가는데 난데 없이 <올챙이송>이 떠올랐다. 외국교육기관 특별법에 대한 ‘몸통 주제’에서 학교 수업과 사립학교법 문제 등이 뻗어나왔기 때문이다. 중간에 끼어들까 고민하다 접었다. 교육이란 주제 자체가 한 부분을 건드리면 실타래처럼 다른 논쟁점이 연결되어 올라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모두가 불만이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 것이리라.


김=성장 뿐만 아니라 분배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 성장 정책을 빌미 삼아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하는 건 잘못입니다. 서울 강남지역에 유학 간 애들이 방학 동안 토플점수 등을 올리기 위해 다니는 학원들이 여러개 있습니다. 외국교육기관이 들어오더라도 아이를 둘러싼 한국 부모들의 승부욕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국내 교육기관도 자율성이 강화될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실제 사립학교 자율성은 재단의 자율성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걸 없애기 위해서는 사립학교 개정에 힘을 실어야죠. 외국교육기관에 틈새를 주면서 국내 학교의 자율을 가로막는 교육 기득권 세력의 카르텔을 깨지 않고 있어요. 경쟁을 통해 우리 학교가 발전한다는 것도 믿을 수 없어요. 서울대 가기 위한 소모적인 경쟁이 과연 우리나라 교육의 질을 높였습니까.

권=한국 교육이 혁신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또 자율은 사립학교 뿐만 아니라 공립학교도 필요합니다. 학교가 생기를 잃은 것과 입시위주 교육이 근본적인 문제가 되겠네요. 교육청과 학교도 바뀌어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교사 평가를 하겠다고 하는데 학교 평가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학교의 구성원이 단합해서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게 해야죠. 교사 개개인을 경쟁자로 만들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죠. 특별법 문제가 불거지면서 우리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긍정적인 것 같아요. 위화감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외국교육기관 보내도 돈만 많이 쓰고 우리 학교에 비해 별 효과는 없더라하면 문제 없을 겁니다. 외국교육기관 때문에 우리 교육이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우리 교육의 질을 어떻게 높이느냐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우리 학교를 살리는 게 중요한데 이에 주역이 될 사람들은 선생님들입니다. 선생님들 스스로 동기부여가 돼 연구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뒷받침이 돼 줘야 합니다. 단위학교도 자율적으로 질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사립학교법 개정해 재단이 잘못 있으면 책임지도록 해야죠. 부정한 재단은 학교에 돌아올 수 없도록 조처를 해야겠지요. 교육청에서 내려 보내는 공문이 일년에 1000건이 넘는 다는데 교육행정이 혁신되고 선진화가 되려면 충격을 받아야 합니다.

김=사립학교에 공익이사제를 일부 도입하고 친인척이사 범위를 제한하고 교사 임용도 이사장이 내려 꽂지 못하게 바꾸어 학교구성원의 자율이 되도록 해야죠. 학내 구성원의 자율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덴 동의하지만 교육개방에 의한 충격으로 그러한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권대봉 “경제자유구역에 설립 안 되면
투자에도 경제에도 도움 안 될 것”


권=우리만 앉아서 당하는 게 교육개방이 아니고 우리도 나갈 수 있는 게 개방입니다. 빗장 걸어 잠그고 받지도 나가지도 않겠다고 하면 발전할 수 없죠. 상대적 박탈감도 문제 입니다만, 장학 제도 등을 확충해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김=저도 국가간 학문의교류는 적극적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특별법 만드는 건 일반적인 학문 교류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제 아이가 동남아의 한 도시에서 외국인학교를 다닌 적이 있는데 상황이 열악했습니다. 교사들의 신분도 불안정하고 이동이 잦았습니다. 그 나라 수준에서 상당히 비싼 돈을 들이고 다녔는데도 말이에요. 우리도 그런 우려도 상당히 있는 거죠.

권=우수한 학교를 유치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또 별로 좋지 않다면 아이들을 보내지 않겠죠. 그런 위험이 있다는 걸 학부모도 잘 알아야 겠죠. 정부도 정보를 제대로 제공해야할 거구요. 교육개방시대에 교육소비자보호원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각종 외국교육 기관이 들어오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소비자보호원만으론 부족할 것 같아요. 정부 차원에서 교육소비자를 보호해주는 곳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변해서 남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남이 만든 변화에 우리가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외국에 나가지 않고 외국 학생들과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국회의 심의과정에서 잘 보완됐으면 합니다.

김=우수한 학교라는 건 검증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그들이 선전하는 ‘명품’ 브랜드만 따라가기 십상입니다. 개방정책을 편 호주에서는 공교육의 질은 떨어지고 교육비 부담은 늘어났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지난달 특별법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는데 토론자로 나선 3당 국회의원들도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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